2003/03/21 (04:08) from 211.207.25.51' of 211.207.25.51' Article Number :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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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대학박물관에 걸리다  - 조선 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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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이동기의 ‘괴물들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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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시리뷰/ 만화, 대학박물관에 걸리다

미술가·만화가·애니메이션 작가 70 여명
현대미술과 만화적 상상력의 관계 조명해
 

대학박물관에서 만화 관련 미술전시라니! 이화여대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술 속의 만화, 만화 속의 미술’은 미술과 만화, 그리고 이것들이 놓여 있는 처소에 대해 흥미로운 궁금증을 갖게 한다. 대학 박물관들의 전시는 문화의 범주를 학술적으로 공인된 전통 유물 문화로 한정하기 십상이다. 현대미술이 대학박물관의 전시목록에 오르기 시작한 것도 최근의 일이니, 뒷골목의 후줄근한 만화방에서 서식하는 만화가 마침내 대학박물관에 입성했다고나 해야 할까? 이제 대학박물관들이 만화를 수장품 목록에 올리는 일까지도 즐겁게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미술과 만화를 다르게 보는 것이 고정관념이 되어버린 지금, 미술과 만화는 예술성, 검열, 사회적 위상에서 다른 대접을 받고 있고, 활동 공간과 관객(혹은 독자층)도 다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만화와 미술은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했었다. 시민사회가 성립되던 19 세기에, 그 이전 시대의 미술과 구분시켜주는 현대적인 속성을 미술에 제공한 장본인이 바로 사진과 더불어 만화였다. 식민지 시대의 안석영이 미술가와 만화가를 넘나들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 현대미술은 자신을 태동시킨 만화의 시각적 어법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 전시의 초점은 물론 만화에 있지 않다. 원형의 전시장에서 바깥쪽의 큰 원이 미술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지고, 안쪽의 작은 원을 따라 만화가들의 작품이 배치되어 있으니, 관객은 미술과 만화가 네 개의 소주제( 우리 시대의 도상학 말하는 형상 칸과 칸 사이 풍자·상징·기호)를 따라 만나는 접점에서 현대미술의 유쾌한 만화 나들이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만화처럼 글과 그림으로 된 김순기의 그림에서는 현대적인 고아함과 해학을 완상할 수 있을 것이고, 최호철의 만화 같은 지하철 그림에서는 '만화경'의 참뜻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주재환의 고전적인 작품 ‘몬드리안 호텔’은 언제 어디서 어떤 맥락으로 보아도 유쾌·상쾌·통쾌하다.

아쉬움도 많다. 현대미술이 차용할 만큼의, 만화의 풍부한 시각적 상상력이 정작 만화에서는 충분하게 느낄 수 없었다. 다양한 실험들이 펼쳐지는 언더그라운드 만화나 ‘예술만화’라고 불려지는 회화적 만화들이 같이 자리를 차지했더라면 주제의 밀도나 눈요기꺼리에서도 즐거움을 배가시켰을 것이다. 또한 만화에서 연상되는 유쾌함이 박물관식 전시방식에 매몰되어 모처럼의 드문 기획을 두 배, 세 배 즐기지 못한 것도 큰 아쉬움이라고 한다면 기대치가 너무 큰 것이었을까. 70 여명의 미술가와 만화가, 애니메이션 참여 작가들이 벌이는 이 향연이 흔치 않은 기획임은 분명하다. 자신의 문제에만 골몰해 관객들에게 난삽하게만 보였던 현대미술이 사실은 자신의 좁은 틀을 깨려는 다양한 시도들을 벌여왔다는 사실을 확인해보는 것만으로도 소득은 크다. 관객들은 현대미술을 새롭게 감상하는 흔치 않은 기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만화적 상상력의 풍부함에도 경탄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만화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현대미술까지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다니, 이보다 더한 즐거움이 있을까.

(김수기·현문코믹스 기획자)


▲만화의 득세, 혹은 현대 미술 속으로의 승승장구? 이화여대 박물관(02-3277-3152)의 ‘미술 속의 만화, 만화 속의 미술’에 이어 5 월에는 가나아트센터의 만화 기획전 ‘재미난 가족’, 7월에는 일민미술관의 ‘프랑스 앙굴렘 만화 페스터벌 참가 작가’ 전 등이 줄줄이 열린다. 6월 30일까지 계속되는 ‘미술 속의 만화…’에는 키이스 헤링,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비롯해 이동기의 ‘아토마우스’, 이불의 ‘몬스터 드로잉’, 최우람의 ‘얼티마 머드폭스’도 볼 수 있다. 강영민 권기수 김주호 김학민 김형석 박관욱 박미나 정소연씨의 작품과 함께 오윤의 판화작업, 임옥상 주재환 안창홍씨 작품도 나온다. 만화가로는 길창덕 김수정 김형배 방영진 이현세 박기준 신동헌 박재동 이희재씨 등이 참여한다.


원문 보기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303/2003031803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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